우리가 IT 사업개발/기획자 모임을 시작한 이유

성장하는 사업개발의 know-how는 보다 쉽게, 널리 알려져야만 합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사업개발 직무를 더 쉽게 시작하고, 더 잘할 수 있어야만 합니다.

우리가 IT 사업개발/기획자 모임을 시작한 이유

한국 대표 IT 기업의 사업개발/ 기획자들이 모였습니다.

2022년 11월 말, 채널톡 오피스에서 네이버, 카카오, 채널톡, 원티드, AI 스타트업인 리턴제로(VITO), 알체라 등 대한민국 대표 IT 기업의 *사업개발/기획자들이 모였습니다. 우리 각자의 경험, 연차, 세부 분야는 달랐지만 사실 우리는 꽤나 비슷한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사업개발인 우리는 모두 ‘시장을 분석하고, 새로운 사업의 가설을 세우고, 유효한 고객을 발굴하고, 안정화되기 이전까지의 과업을 수행’하고 있었죠. 우리 모두는 '불확실성에서 기회를 찾고, 확실한 비즈니스적 기회로 만드는’ 사람들이었습니다. 2시간 동안 이어진 대화에서 각자의 ‘경험과 고민’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사업 기획과 추진을 위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인사이트와 know-how를 보다 널리 나누어 아직 Playbook이 마땅히 없는 한국 IT 사업개발/기획자들을 위한 길라잡이가 되기로 마음 먹었죠.

우리는 주니어/시니어 모두가 참여 가능한 ‘모임’을 만들기로 했고, 우리가 모임의 호스트가 되어 모임 운영과 콘텐츠 제작에 공헌한다면 대한민국 사업개발/기획자 씬에 어떤 현상을 만들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물음 : 사업개발은 무엇이고, 누가 이 일을 하는가?

리턴제로 BD 리드인 삼성전자 시절 건국님의 커리어 패스

우리가 대화를 하며 발견했던 인사이트는 우리 서로를 보면 도무지 경험 상 접점이 없는 사람이었다는 겁니다. 리턴제로 BD 리드인 건국(aka. KK)님은 공학박사였고, 삼성전자에서 연구원과 B2B Sales까지도 경험한 인재였죠. 반면 저(채널톡 문희철 BD)는 부러진 2번의 창업을 경험했고 출간 경험과 잠깐의 콘텐츠 에디터 경력을 거친 사람이었죠. 40만 회원을 보유한 TMM을 만든 스타트업 크래프타의 대표 강민님은 졸업 이후 줄곧 창업을 해왔고요. 경험만 보자면 우리는 정말 다른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모두 ‘사업개발’ 을 하고 있습니다. 사업개발이 무엇이냐구요? 신사업의 0에서 1을 만드는 과정에서 우리는 불확실성을 끊임없이 마주하며, 빠르게 새로운 도메인을 배우고 가설을 검증을 합니다. 그리고 사업이 1에 가까워지고 사업이 안정화되면 각 운영 영역에 전문화된 팀이 생겨나고 우리는 운전석을 넘겨줍니다.(이른바 “Turn-key”라 부릅니다.)

신사업개발의 과정 by 원티드 커리어사업부 (웹 검색으로 찾았다.)

탁월한 사업개발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여정을 거치며 만들어집니다. 지금까지 전문적인 양성 과정은 (슬프게도) 당연히 없었고, 우리 모두는 사업개발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였고, 직접 부딪혀가며 그 일을 해왔죠. 우리 모두 다른 경험을 가지고 있었지만, 시행착오를 거치며 높은 수준의 GRIT(성장 Growth, 회복력 Resilience, 내재적 동기 Intrinsic Motivation, 끈기Tenacity)를 가지게 되었고, 사업개발로서 각자의 뾰족한 역량과 사업전개 방식도 발전시켜왔습니다.

하지만 이 귀중한 ‘앎’을 ‘꼭 경험을 통해서만 배우는 것’이 합당할까요? 시행착오가 성장을 위해 필요하다지만, 돌아가기 위해 돌아갈 필요는 없는 법인데 말입니다. 대기업(삼성전자, 카카오, 네이버)과 채널톡, 리턴제로와 같은 스타트업이 신사업을 만드는 방식은 차이가 있고 담당자에 필요한 세부 역량도 다릅니다. 하지만 이 모든 지식을 꼭 직접 부딪혀서 알아야만 하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성장하는 사업개발의 know-how는 보다 쉽게, 널리 알려져야만 합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사업개발 직무를 더 쉽게 시작하고, 더 잘할 수 있어야만 합니다. 그렇게 해야만 하는 이유가, 그것이 필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앞으로 탁월한 사업개발이 더 많이 필요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Business Developer의 시대는 올겁니다.

전 산업의 디지털 전환에 따라 개발자의 시대가 왔던 것처럼, 모든 비즈니스 부문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앞으로 시대는 ‘사업개발’의 시대가 올 것입니다. 급변하는 시대에서는 ‘계획’(Planning)보다 ‘실행’(Running)이 더 생존을 위해 도움이 되는 접근입니다. 컨설턴트는 ‘탁월한 전략을 짭니다’ 하지만 실행하지는 않습니다. 심사역은 계획을 위한 ‘돈을 댑니다’ 하지만 실행하지는 않습니다. 사업개발은 전략도 짜고 실행합니다. 사업이 안정화되어 Turn key를 넘기기 전까지 부딪히고 시행착오를 겪습니다. 마치 창업자(Founder)처럼요. 앞으로의 불확실한 시대는 실행의 시대이며, 실행가가 더 많이 필요해질 것입니다.

얼마전(22’ 11) 사업개발을 위한 동료를 찾기 위해 Job Description(직무 기술서)을 쓴 바 있습니다. 가능한 ‘자세히’ 제가 하는 사업개발 업무를 적으려 했고 다음과 같은 적합한 사람이 지원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어떤 역량과 경력이 필요한가요?

  • A. 3년 이상의 신규사업 개발 및 초기 운영 경력 혹은 그에 준하는 경험
  • B. 탁월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원활하게 대내외 협업을 진행할 수 있는 역량
  • C. 논리적이고 구조화된 접근을 바탕으로 한 문제 해결 능력
  • D. 탁월한 장표 및 기획 문서구성 역량
  • E. 높은 수준의 GRIT(성장 Growth, 회복력 Resilience, 내재적 동기 Intrinsic Motivation, 끈기Tenacity)

회고해보면 A~E의 역량은 탁월한 사업개발을 위해 꼭 필요한 조건입니다. 하지만 제가 이 일을 시작하기전 어느 누구도 저에게 ‘사업개발 직무가 무엇인지, 필요한 역량은 무엇인지’ 말해준 사람은 없었습니다.

한국어, 영어 리서치 모두 좋은 콘텐츠를 찾기가 영 쉽지 않았습니다. 까마득하게 멀리있는 현직자를 만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었고요. 오히려 저는 사업개발 직무 취업을 준비하다가 9번이 넘는 서류-면접 전형을 통해 ‘사업개발 업무’의 공통 분모들을 알아갔습니다.

그런데, 제가 만난 IT 회사의 C-level들이 하는 말씀들이 다 비슷했습니다.

“사업개발 뽑기 참 힘드네요”

어려움은 1) 좋은 후보자가 지원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기도, 2) IT 산업내 적합한 사업개발의 채용  / 양성 기준이 부재한 탓이기도 할 것입니다. 저는 2)의 문제가 더 크다고 보았습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좋은 사업개발 후보자는 체계적으로 양성된 바가 없었고, 경력직 중에서 ‘우연히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죠. 열매를 얻기 위해 농사가 아닌 채집 수렵에만 의존해야하는 상황이라니요.

좋은 사업개발 뽑는 법은..? 일단 잘하는 사업개발이 무엇인지 롤모델 조차 없는 것이 현실

하지만 모든 것이 변화하는 시대, 불확실성에서 기회를 포착하고, 확실한 성과로 만들어내는 사업개발은 이제 어디에서나 보다 널리, 많이 필요해질 것입니다. 적어도 더 많은 IT 사업개발/기획자들이 자주 만나서 인사이트를 나누게 된다면 ‘사업개발’의 업무가 무엇인지 시장 전반이 이해하게 되고 직무의 평균적인 기준이 확립되어 갈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적어도 사업 관련 연차를 모두 합쳐 100년(^^;;)에 가까운 우리 모임의 호스트들은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우리가 앞으로 하려는 것 : “사업개발 직무의 밀도와 넓이를 만들기”

모임 운영회의 2회차, IT 사업개발/기획자 분야의 문제를 정의내리고 우리가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해봅니다.

혼자가면 빨리가지만, 함께 가면 높이 멀리갈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하려는 것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겠습니다.

"오프라인 모임으로 '밀도'를 만들고, 콘텐츠 발행으로 '넓이'를 추구"

밀도 만들기

  • A. 부족한 콘텐츠와 운영 준비로 모임을 확장하는 것은 준비안된 채로 크기만 키우는 골목식당처럼 된다. 즉 실망하게 되고 지속가능하지 않게 된다.
  • B. 1회성 밋업 등으로 만드는 것도 좋을테지만, 그보다는 '모임의 밀도'를 높이고 여러 연계 기획들을 만드는 것이 좋겠다.
  • C. <밀도>는 전문성있는 호스트들이 모임에서 발제, 생산하는 콘텐츠를 중심으로 만든다. 이 내용은 이메일, 블로그 등으로 발행한다. (feat. 우리에겐 콘텐츠 전문가 Subin Baek 님이 있다)

넓이 추구

  • D. <넓이>는 10인 이내의 모임을 내년 1~2월까지 Iteration을 돌리면서, PMF를 찾고 오프라인 밋업을 만든다. (우리에겐 오프라인 커뮤니티 빌딩 전문가 Jenny Kim 님이 있다.)
  • E. 신청해주신 분들은 게스트이며, 관심있는 주제, 충족하고 싶은 니즈를 말씀해주시면 적절한 모임 회차를 사전에 안내해드린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게스트 간 네트워킹 등도 돕는다.
  • F. 호스트들은 어떠한 주제로 모임이 진행될지 가능한 빠르게 안내한다. (늦어도 올해 안에 내년 1분기 계획의 대강을 전달드리고자 한다.)

이렇게 우리는 IT 사업개발 표준을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우리 모임에 참여하고, 콘텐츠만 보아도 대한민국 IT 사업의 GTM(Go to Market), PMF(Product Market Fit), BM(Business Model)의 전략/운영의 대강을 알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치 개발자 씬에서 생활코딩 커뮤니티에 물어보면 웬만한 정보를 대강은 알 수 있는 것처럼요.

아직 갈길이 멀지만, 꾸준히 그리고 묵묵히 우리는 사업개발의 ‘앎’을 나누어 보겠습니다.

없던 길을 내보겠습니다.


호스트 소개


필자 : 채널톡 Business Development manager 문희철

BDM, 에디터 문희철은 2번의 창업 경험과 출간 경험을 토대로 콘텐츠 에디팅 뿐 아니라 사업 전반에 필요한 제너럴리스트로서의 다양한 스킬과 역량을 더해왔으며, 새로운 일과 어려운 분야에 도전하는 것에 두려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