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또는 미팅)은 고되지만, ‘대화’는 즐겁다.(feat. 면접 필승 꿀팁)

사람이 사람을 만나는 이유는 1) 유익하거나, 2) 재미있거나 가 아닐까 싶다. ‘OR’ 조건이기 때문에 하나만 충족되어도 충분하지만 둘다 충족되면 정말 좋다. 비즈니스 미팅에서는 더욱 그렇다. 

면접(또는 미팅)은 고되지만, ‘대화’는 즐겁다.(feat. 면접 필승 꿀팁)
: 왜 선생님들이 수업 중 ‘잡담’을 했을까? 스몰톡은 없던 집중력/흥미도 만든다.

🤔 10개가 넘는 비즈니스 미팅은 필연, 집중력 유지는 꽤나 쉽지 않음.

문상훈이라는 콘텐츠, <빠더너스>
빠더너스입니다. (링크)

한 주 캘린더를 보면, 미팅이 생각보다 정말 많다는 것을 새삼 발견하게 된다. 그러다보면 매번 미팅마다 집중력을 유지하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인 것도 깨닫게 된다.

채널톡의 경우, 통상 내부 미팅은 30분 단위로 끝내는 편이라 용건만 간단히 공유하면 되는데, 외부 미팅은 그렇지 않다. 대체로 1시간을 온전히 그 시간에 써야한다. 당연하게도 소중한 고객 / 파트너 (+동료)의 시간을 허투루 쓸 수는 없기에 최선을 다하게 된다. 특히 직능 인터뷰(이하 ‘면접’)는 소중한 지원자의 시간과 회사의 대외 브랜딩에 영향이 갈 수 있으므로 더더욱 최선을 다해 임한다. 그만큼 체력과 인지 에너지도 더 빠르게 소모된다. 

‘최선을 다하는 나’는 당연하고, ‘미팅을 들어가는 나, 상대를 만나는 나’의 관점에서 어떤 상대가 좋은지 생각을 정리해보았다. 달리 말하면 그 기준대로 노력하지 않을 수 없다.

📍채용 면접, 긴장되고 외워 온 멘트를 하는 후보자를 만난다면

면접 질문 베스트 10, 이것 만은 지키자.
머리로는 알지만 실제로는 쉽지 않은 긴장안하기

21년 32살 사업개발 전직을 준비할 때였다. 모 상장사 최종 면접까지 올라갔다. 당시 너무나 간절했고, 꼭 가고 싶은 회사였기에 기업의 주요 지표부터 사업모델, 잠재 면접관 리스트와 주요 기고 글까지 모두 외울 만큼 보았다.

놀랍게도 최종 면접에 내가 생각하던 사람들이 나왔다. 임원들의 주요 질문에 막힘없이 대답할 수 있었고, 모르는 것은 솔직히 잘 모른다고 말했다. 꽤 진정성 있게 꾸밈없이 임했다고 생각한다. 결과는 최종 탈락.

면접 중 담당 임원의 멘트가 잊히지가 않는다. 

“경력직 면접으로 알고 왔는데 꼭 신입같은 패기가 있네요. 허허” 

이 말은 칭찬이 아니다. 열정과 경직된 긴장은 다르다. 아마 그때 나는 경직된 긴장 상태였던 것 같다. 경력직 사업개발에게 ‘경직된 긴장’은 꽤나 마이너스 요소가 아니었을까 싶다. 실제로 이 일을 해보니 마치 특수부대처럼 큰 회사와 담대하게 딜을 할 일이 많으니 말이다. (이후 7개사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마지막에는 능구렁이가 되어있었음.)

아무튼, 직능 인터뷰는 내 옆자리를 채울 함께할 동료를 뽑는 시간이다. 저마다 사정은 있겠으나 신입이든 경력이든 바짝 긴장한 후보자를 마주하면, 평가자도 긴장되고 경직되게 된다. 이런 면접을 하고나면 사우나에 들어갔다 온 상태가 든다. 반면 ‘대화’할 수 있는 후보자들은 동료로서 어떨지 더 구체적인 상상이 된다. 

최근 사업개발 주니어들을 멘토링 하면 꼭 해주는 말이 있는데, ‘우린 모두 같은 사람’이라는 것. 그러니 긴장하지 말고 그냥 편하게 대화하고 나오라는 것이다. 준비가 충분하면 긴장 조차 되지 않는 어떤 순간이 있다. 지원자의 긴장만큼 평가자도 고되다.

📍비즈니스 미팅 - 특별한 어젠다 없이 ‘일단 만나자’고 한다면

사업개발은 외부 파트너를 만나는 일의 연속이다. 그러다보면 정말 다양한 회사와 유형의 (잠재) 파트너를 만나게 된다. 기존 파트너들은 이미 라포도 충분하고 목적도 명확해서 비교적 미팅이 예상이 된다. 그렇지만 그 경우에도 미팅의 주요 의제는 무엇인지, 누가 함께 가는지를 밝히려 한다. 신규 개척 목적이라면 반드시 그래야 한다. 명확한 기대치 설정(누가, 언제, 왜, 무슨 이유로 설정)은 필수다.

시험기간 문상훈 짤.jpg - 링커리어 커뮤니티
도무지 미팅에 집중이 되지 않아

나 역시 신규 협업 제안을 할 때가 많고, 제안을 받을 때도 많다. 때로는 집요해야하고 때로는 편해야한다. 그런데 비즈니스 미팅의 최악은 ‘도무지 왜 만나는지 모르는데 만나야하는 것’이다. 라포(친밀감) 형성의 관점에서 꼭 또렷한 목적과 이유가 있어서 만나는 것은 아니겠으나, 생전 처음만나거나 별다른 어젠다가 없을 때 “커피 한잔 해요”는 전혀 달갑지가 않다. (제 지인은 극단적으로 “시간이 아깝다”고 한다. ;;;)

사람이 사람을 만나는 이유는 1) 유익하거나, 2) 재미있거나 가 아닐까 싶다. ‘OR’ 조건이기 때문에 하나만 충족되어도 충분하지만 둘다 충족되면 정말 좋다. 비즈니스 미팅에서는 더욱 그렇다. 

▶ 가상의 Case. ‘인사차 커피 마시러 들르겠습니다’

나이, 업계, 관심사 모두가 다른 어떤 분이 있다. 그 분은 분명 무언가를 우리 회사에 팔고 싶어하는데, 이것을 뚜렷하게 드러내지 않고 ‘인사차 들르고 싶다’고 한다. 그래도 된다. 그런데 문제는 너무 그 빈도와 부탁의 정도가 잦다는 것이다. 거절도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만나본다고 하자. 슬프게도 그 분은 SaaS도, 채널톡도, 심지어는 Mac도 모른다. 당연히 제안도 뾰족하지 않다. 높은 확률로 이 분과의 시간은 (업계 인사이트가 없어) 유익하지 않고, (관심사도 다르므로) 즐겁지 않을 것이다. 

💡맺으며. ‘Small Talk Big Result’

흔히 골프를 하면서 ‘비즈니스 한다’는 표현을 하고는 하는데, 나에게는 익숙하지 않지만 왜 그러한 말이 나왔는지는 이해할 수 있다. 사람은 나와 다른 배경, 존재, 준거집단의 사람을 만나면 더 많은 에너지를 쓰게 되고 어쩔 수 없이 좀 더 긴장하게 된다. 때문에 소소하게, 자연스럽게 대화를 하는 과정은 중요하다. 

몇 년전 부산에서 부동산 개발 사업가(에어비앤비 호스트의 정체)를 본 적이 있었는데, 그 분의 일주일 저녁 일과 중 2~3일은 자신과 비슷한 사업가들과 ‘놀고’ 있었다. 별다른 것은 안하고 같이 밥먹고 산책을 하신다고. (어쩌다 요트도 같이 타신단다)

부산 해운대 부산 요트투어 요트메이트 프라이빗 투어
굉장히 부럽습니다.jpg

그런데 그 과정에서 자연스레 서로의 상황을 알게되고 더 뾰족하게 협업 아이디어들이 나온단다. 본업의 본질 없이는 덧없겠으나, 비즈니스는 엄숙함과 긴장감만으로는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우리는 다 같은 사람이니까. 우리는 유익하고 즐거운 것을 좋아하니까.

대화해야한다. 편하게 재밌게 유익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