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개발과 커리어, 무수한 실패를 뚫고 나의 무기를 만든 방법
우리는 어떻게 불확실함 속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을까요?

사업개발 씬의 성장을 위해 콘텐츠를 통해 '넓이'를, 오프라인 모임으로 '깊이'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그 일환으로 열심히 콘텐츠와 만날 수 있는 계기를 고민합니다.
감사하게도 <스타터를 위한 커리어 콘텐츠 매거진, AND 팀>에서 인터뷰 기회를 주셨고, 사업개발 씬의 '넓이'를 만들 수 있는 자리라 생각하여 출연하게 되었습니다. 영상과 글이 여러분께 작은 영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 32살 늦은 취업, 막막함을 뚫고 나의 무기를 만든 방법
✍🏻 마지막 트레바리 - 32살 지각인생에서 나를 구한 단 하나의 역량
영상에 이어 글을 발행해주셨는데요. AND팀의 허락을 받아 글의 일부를 싣습니다.
"뭐 해 먹고살지?"
누구나 한 번쯤은 이런 질문을 하죠.
나의 강점을 모르는 사회초년생들은 앞으로의 커리어를 생각하면 막막하기만 합니다.
우리는 이 '막막함'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AND가 이번에 만난 일잘러는 저희가 만나본 문희철 리드님은 창업실패 후, 끝없는 자기 의심의 시간을 지나 불확실성을 이겨내는 힘을 갖고 계신 분이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우리는 막막함을 딛고 자기 확신을 얻을 수 있을지 ACE REPORT에서 들어봤습니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32살까지 창업 실패, 취업 실패 하지만 지금은 대한민국 최고의 IT 사업 개발이 되고자 하는 채널톡의 사업 개발 리드 문희철입니다.
Q. '채널톡'은 어떤 회사인가요?
A. 채널톡은 B2B SaaS 씬에서 대한민국의 선도적인 기업이라고 할 수 있어요. SaaS는 줌이나 슬랙이나 노션 같은 클라우드 위에서 동작하는 구독형 소프트웨어를 말하는데요.
채널톡은 CS와 CRM 영역을 이 사스의 형태로 제공하고 있는 회사고,한국과 미국과 일본 등 22개 국가에서 약 17만 개의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사람, 아마 일본 분들까지 포함해서 채널톡을 안 본 사람은 한 명도 없을 거라 생각해요.
트레블*렛에서 채팅 상담하셨으면 채널톡 쓰신 거고요. 롯*월드에서 채팅 상담하셨으면 채널톡 쓰신 거고요. 마*킴에서 옷 사셨으면 채널톡 쓰신 거고요. 웬만한 대한민국에 있는 SaaS형 챗봇은 채널톡입니다.
Q. 지금 맡고 계신 '사업개발'은 어떤 직무인가요?
A. 회사 안에서 하면 사업개발이고, 내가 회사를 만들면 창업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쉽게 말하면 어떠한 영역에서 신사업. 돈이 될 만한 것이 있는지 고객을 먼저 찾아보고, 시장성을 체크해 보고, 고객과 시장의 가설을 토대로 계속 실행을 해보는 일이에요.
본래라면 창업가(파운더)가 하는 일과 비슷한데요. 사업이 커지다 보면 파운더가 점점 바빠지잖아요. '개척'이라고 하는 영역만을 전문적인 형태의 직무로 강화시키고 분리시킨 것이 사업 개발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Q. 자기소개에서 '창업실패' '취업실패'라고 얘기해 주셨는데,
사회초년생 시절 어떤 실패를 겪었는지 여쭤볼 수 있을까요?
A. 일단 저는 되게 어린 나이에 창업을 했어요.
그때가 22-23살쯤 됐던 것 같아요.
저는 당시에 사업을 하길 원했지만 사실은 자영업에 가까운 형태였던 것 같아요. 창업에서 말하는 이론이나 실행법들을 잘 실천하지 못했고, 유의미한 항산을 만들어내진 못했습니다. 돈 버는 것과는 길이 멀었던 거죠. 20대 초반에 창업을 해서, 집안의 지원이 있었나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요. 저도 그렇고 당시 코파운더 친구들도 되게 어려운 환경이었어요.
저 같은 경우는 집이 파산을 하기도 했었고, 나중에는 국가장학금 쓰면 100% 나올 정도로 굉장히 쉽지 않은 환경이었죠. 창업 실패로 인해 대학 졸업도 30살 넘어서하고, 군대도 27살 10월에 가고...
어찌 보면 지각 인생을 살았던 사람이었습니다.
남들보다 뒤처진다는 생각이 들 때 사람은 쉽게 불안해집니다.
내가 제대로 된 길을 가고 있는 건지 끝없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는데요.
'지각 인생'을 살았다고 하는 문희철 리드님은 어떻게 그런 막막함을 뚫고 자신만의 길을 찾아갈 수 있었을까요?
Q. 32살 늦은 취업준비, 막막함을 어떻게 이겨내셨나요?
A. 사실은 시도가 선생이거든요. 한 번의 시도로 뭐가 한 방에 될 리가 없어요. 근데 그게 계속 쌓이는 거예요. 창업 실패 후 32살에 취업 시장에 뛰어들었을 때 목표가 있었어요.
" 월 300만 원 버는 직장에 들어가기. "
사실 쉽지 않은 거죠. 왜냐하면 기업의 입장에서 저는 경험은 있지만 경력은 없는 사람이었거든요. 10년의 시간 동안 야인처럼 살아왔는데 어떻게 이 친구의 역량을 보고 베팅을 할 수 있겠어요. 증명의 책임 같은 게 있었던 거죠.
이럴 때 증명할 수 있는 제일 좋은 방법은 증명하는 경기에 계속 서는 수밖에 없어요.그래서 저는 당시에 지원을 굉장히 많이 했어요. 면접관들이 했던 질문을 계속 생각해 보고, 적어보면서 내가 어떤 강점이 있는 사람인지 생각해보려 했죠.
그러다 보면 나에 대해서 복합적으로 관찰할 수 있게 되거든요.
> 다각도로 저에 대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게 되니까요?
그렇죠. 수학에서 보면 Trial & Error라는 게 있어요. 시행착오법이라는 건데요. 시행을 반복하다 보면 귀납적으로 알게 되는 되게 비정형적인 깨달음들이 있어요. 제가 9개 회사를 지원했었는데요. 직무기술서를 보고, 인터뷰를 보고, 커피챗 해보잖아요?
어떤 묘한 포인트가 비슷한 거예요. 이런 게 귀납적인 거거든요. 공통분모를 발견해 나가는 거죠. Trial & Error라는 게 대단한 방법론 같아 보이지만, 결국은 반복적인 시도를 통해 답을 찾아가는 거예요.
놀랍게도 그렇게 하면 풀리는 문제가 되게 많습니다. 수학에서도 그런데, 복잡한 인생에서는 더더욱 그렇죠.
Q. 스타터들이 '시행착오법'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요?
저는 2가지 측면에서 시행착오법을 활용할 수 있다고 봐요.
1. 어떤 것의 속성을 발견하고자 할 때 ex. '사업개발'이라는 직무의 특징
2. '나'에 대해 알고 싶을 때 ex. 나의 강점과 약점
#1. 어떤 것의 '속성'을 발견하고자 할 때
예컨대 제가 사업개발 직무에 지원하면서 귀납적으로 알게 된 깨달음은 사업개발은 '불확실성 하에서 기회를 포착하는 역량'이 필요하다는 거였어요.
신사업 개발이라는 건 완전 카오스 그 자체거든요. 무에서 유를 만들어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가설을 세우고, 시행을 반복하면서 확실한 성과로 만들 수 있어야 해요.
그 과정에서 불확실성을 견디는 힘이 필요한 거죠. 이게 사업개발 직무의 속성이구나!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여러 회사에 지원해 본 덕분에, 그리고 직접 경험하면서 알게 됐죠.
#2. '나'에 대해 알고자 할 때
두 번째로 '나'에 대해서 알고 싶을 때 Trial & Error를 사용할 수 있어요. 사람들이 자기 자신에 대해 되게 잘 안다고 생각하잖아요. 근데 사실 별로 그렇지 않아요.
나에 대해서 잘 안다는 건 내가 어떠한 일을 할 때 남들보다 월등하게 강점이 있고, 스트레스를 덜 받고, 시간이 잘 가고, 행복을 느끼는가 이런 것들을 안다는 건데,
'내가 뭘 잘하는가'
이건 해봐야지 아는 거예요. 그런 관점에서 저는 시행착오와 시도가 선생이라고 생각해요.
'시도가 선생이다.' 이 말이 이번 인터뷰의 핵심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우리는 종종 완벽한 계획과 확실한 방향을 찾기 위해 행동을 미루곤 합니다. 문희철 리드님은 'Trial & Error'라는 정반대의 해결책을 얘기합니다.
계속해서 시도하고, 그 과정에서 얻는 피드백을 통해 자신을 객관화하고, 그렇게 쌓인 경험이 결국 방향을 찾게 해 준다는 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 객관화'의 과정은 어렵기만 합니다. 여러 가지를 시도하더라도 나에 대해 관찰하는 법을 모른다면 내가 뭘 잘하고, 뭘 좋아하는지 놓치게 될 수 있죠. AND가 만나본 문희철 리드님은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가 높은 분이었는데요.
'내가 좋아하는 일' '내가 잘하는 일'을 찾는 팁은 없을지 궁금해졌습니다.
Q. '내가 좋아하는 일' '잘하는 일'을 찾는 팁은 없을까요?
A. 제가 군대에 있을 때 알게 된 건데요.
내가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 뭘 하고 있는지 관찰해 보세요. 제가 아직도 기억나는 게 제가 당시에 훈련소에 들어가고 군대에 있을 때 뭘 계속 썼어요.
일기도 쓰고, 관찰한 걸 쓰고, 습도도 쓰고. 근데 아무도 저한테 시킨 게 아니거든요. 아, 그래서 저는 '아, 저 쓰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구나' 이걸 알게 됐어요.
사실 문희철 리드님의 창업 이후 첫 커리어는 사업개발이 아니었습니다. '쓰는 걸 좋아한다'라고 말한 바와 같이, '에디터'라는 직무를 거쳐오셨는데요. 쓰는 걸 좋아한다고 하신 문희철 리드님이 왜 '에디터'라는 직무에서 '사업개발'리드로 직무를 전환한 걸까요? AND는 직무를 전환하는 기준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해졌습니다.
Q. '에디터'에서 '사업개발'로 직무를 전환했던 이유?
A. 저는 글 쓰는 거를 좋아하는 사람이잖아요. 그리고 우연히 브런치에 쓰게 됐던 것들이 출간 제의를 받게 될 정도로 나름대로 글을 나쁘지 않게 쓰는 사람이라고 생각을 했었어요.
문희철 리드님이 출간한 책 <제대로 살기란 어렵다> 문희철 리드님의 인사이트를 더 디깅 하고 싶다면, 일독을 강추합니다.
그런데 제가 에디터로 3-4개월 정도 일하다 보니 깨달은 게 뭐냐면 제가 그 씬에서 그렇게 빛나는 사람이 아니었다는 거예요. 훨씬 더 뾰족하고 잘하는 사람들이 제 주변에 많았던 거예요. 에디터로서 뾰족한 영역은 일반적인 창작이랑은 좀 거리가 있거든요.
회사와 산업에서 필요로 하는 글을 빠르게 기획해서 빠르게 써내는 거예요. 여기에 에디터의 주관이 들어갈 여지가 거의 없어요. 저는 제 이야기를 하고 싶은 사람이더라고요. 글이 일이면 싫은 사람이에요.
이 두 가지를 확실하게 구분하게 됐고, 그래서 저는 사업 개발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원래 창업을 오랫동안 해왔고 불확실성에서의 스트레스를 견디는 역량이 높은 사람이니까요.
Q. 커리어 전환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이 있다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A. 무조건 강점이죠.
피터 드러커도 얘기하는데, 강점 중심으로 생각해야 해요.
우리가 이런 질문을 많이 하거든요.
좋아하는 거 해야 될까요?
잘하는 거 해야 될까요?
근데 보통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은 다르지 않은 경우가 많아요. 저는 노래하는 것도 좋아하고, 글 쓰는 것도 좋아하는데요. 근데 진짜 냉정하게 말해서 단순히 좋아하는 게 아니라 '직업으로서 삼을 만큼' 좋아하는 건 다르거든요.
제가 노래를 좋아하는 이유는 노래가 직업이 아니어서 그런 거예요. 제가 글 쓰는 게 좋아하는 이유는 제가 직업으로서 작가를 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거거든요. 내가 어떤 일을 직업으로 삼았을 때 진심으로 오래 할 수 있고, 그 고통이 견딜 만해야 '좋아하는 일'이 되는 건데, 그걸 버티기 위해서는 '잘하는 일'이어야 해요.
Q. 내가 어떤 일에 '강점'이 있다는 증거가 있을까요?
같은 일을 하는데 남들보다 월등하게 똑같은 시간을 쓰고도 훨씬 잘하는 게 있어요.
예컨대, 에디터 문희철과 사업개발 문희철을 떠올려봤을 때 사업개발 문희철의 공헌의 크기가 10배는 더 큰 것 같아요. 제가 '자타공인'이라는 말을 좋아하는데요. 자공인이 아니라 타공인이 돼요.
다른 사람이 알아요. 다른 사람이면 1년 걸릴 일을 3개월 만에 해내네. 어려운 통신사와의 활로 찾기를 어떻게든 찾아내네. 어떻게든 미팅을 만드네. 이렇게 인정하게 된다는 거죠.
많은 사람들이 잘하는 일과 좋아하는 일이 대치된다고 생각하곤 하는데, '잘하는일'이 곧 '좋아하는 일'이 된다는 말이 인상 깊었습니다. '좋아하는 일'이란 직업으로 했을 때도 계속할 수 있고, 고통을 견딜만한 일이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잘하는 일'이어야 한다는 거죠.
그런데 사실 어렵게 '잘하는 일'을 찾은 뒤에도 좋은 커리어를 만들기란 쉽지 않습니다.
취업 준비의 막막함이 끝나면, 회사 생활의 막막함이 기다리고 있죠.
우리는 어떻게 '잘하는 일'을 더 '잘하는 일'로 만들 수 있을까요?
Q. 좋은 커리어를 만들기 위해 사회초년생들이 꼭 알아야 할 게 있을까요?
A. 그... 잠깐 주머니에 손을 넣고서 이러고서 보는 거예요.
좀 재수 없을 수 있겠지만 내가 지금 앉아 있는 여기가 무슨 판인가 생각해 보는 거예요.
Q. 이 회사는 뭐 하는 회사지?
Q. 뭘로 돈 벌지?
Q. 이 회사 고객 뭐지?
Q. 우리 산업은 어떻게 구성돼 있지?
이렇게 메타적으로 생각을 해 보는 거예요. 그렇게 망원경처럼 넓게 보다가 다시 현미경으로 좁게도 보는 거예요. 그럼 이 회사가 나를 왜 뽑았지? 나한테 기대하는 거 뭐지?
이렇게 계속해서 망원경과 현미경을 같이 쓰면서 지금의 나의 위치를 생각해 보는 거거든요. 근데 보통은 우리는 나만 보여요. 너무 나에게만 시선이 향해 있기 때문에 이 주변을 못 보는 거예요. 내 옆에 있는 저분은 왜 존재하지? 왜 저 직무가 있지?
이런 생각을 못하고 지금 내 앞에 주어져 있는 과제만 보게 되죠.
...
전문 확인은 AND의 다음 브런치에서 부탁드립니다.
p.s 32살 지각인생에서 나를 구한 단 하나의 역량
저는 에디터로 먼저 출발했습니다. 글을 쓰고 말을 할 때 가장 자유로움을 느꼈습니다. 저는 특별히 다른 재주가 있지 않지만 그럼에도 말하고 쓰는 것으로 제법 잘 살아남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AI 와 기계가 인간을 대체하는 시대, 역설적으로 사람의 가장 큰 역량은 사람에게 사람답게 건네는 말/글이라 믿습니다.
무수한 실패에서 평범한 청년인 저를 구한 단 하나의 역량, '말/글을 짓기' 여러분과 꼭 나누어보고 싶은 이야기입니다.

사업개발 커뮤니티 BizdevKR에 보다 집중하기 위해 트레바리 클럽장으로서 25년 마지막 시즌을 보내고자 합니다.
4개월 간은 직업인 이전에 개인으로 보다 오래 자주, 제대로 이야기 나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스트러글!